본문 바로가기
👶 육아·출산

둘째 출산 100일 전 현실 기록 — 두 아이 아빠가 되기 직전 준비하고 느낀 것들

by 내일도아빠 2026. 4. 20.

딸의 예정일이 7월 말로 잡혔다. 지금은 임신 7개월차. 출산 예정일로부터 100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다. 매일 아침 아내의 출근을 보내고, 저녁에 아이를 재우고 나면 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새삼 실감한다.

두 번째 임신이라 많이 익숙해진 것들도 있고, 두 번째라서 더 복잡하고 무거워진 것들도 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풀어본다.


둘째 출산 100일 전, 두 아이 아빠가 되기 직전 현실 기록


입덧, 그리고 옆에 있지 못한 미안함

아내는 입덧이 심한 편이다. 첫째 때 더 심했다. 아침에 양치를 하다가 구역질이 올라오는 건 기본이었고,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갑작스럽게 올라오는 구역질을 참지 못해 아무 역에서나 내려 진정시킨 뒤 다시 출근하는 날이 여러 번 있었다. 그 옆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할 수 없는 게 아니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상황적인 이유로 옆에 있어줄 수가 없었다. 그게 지금도 마음에 남는다. 그냥 손 한 번 잡아주는 것조차 못 해줬다는 사실이.

둘째 임신인 지금도 입덧이 있다. 첫째 때보다는 조금 덜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힘든 건 마찬가지다. 지금 아내는 임신 7개월차에 단축근무를 하면서 출근을 하고 있다. 병원은 최대한 같이 가려 하고, 집안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가 하거나 같이 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늘 부족하다는 걸 안다. 그래서 미안함이 더 크다.


컨디션이 안 좋은 만삭 와이프와 와이프를 챙기는 아빠의 모습


첫째 앞에서 둘째 이야기를 자제하고 있다 — 이게 맞는 건가

아들이 41개월이다. 딸과는 약 4년의 터울이 된다. 요즘 첫째 앞에서 둘째 이야기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태명을 부르며 언급하거나, 첫째 있는 데서 "동생은 어떤 걸 좋아할까?" 같은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주변에서 그렇게 하면 첫째한테 안 좋은 영향이 갈 수 있다고 해서 따라 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게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건지는 몰랐다. 그래서 찾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방향은 맞는데 방법이 조금 다를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첫째 아이들은 둘째가 태어나기 전부터 가족의 관심이 자신에게서 멀어진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인지한다. 이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너에 대한 사랑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단다"는 말을 자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출산 2~3개월 전부터 "배 안에 동생이 있어"라고 알려주는 것을 권장한다. 동생 관련 그림책을 함께 읽고, 아기 용품을 같이 고르게 하면 기대감이 생겨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즉, 완전히 숨기는 것보다는 아이 수준에 맞게 천천히 알려주되, 동생 이야기의 중심에 항상 첫째를 함께 두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동생이 생기면 네가 형이 되는 거야. 형은 정말 멋진 거야"처럼 첫째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언어가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소아청소년정신건강 전문가들도 3~4세 터울이면 첫째가 형·언니 역할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나이라 동생을 비교적 잘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 시기에도 질투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므로 충분한 관심과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들이 지금 딱 그 나이다. 무조건 자제하기보다는, 아들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조금씩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아이에게 동생의 의미, 가족의 의미를 설명하는 아빠


둘째 임신 때 더 힘든 것 — 첫째도 챙겨야 한다

첫째 때는 부부 둘만의 문제였다. 아내가 힘들면 내가 옆에 있을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아내가 입덧이 심해 누워 있는데, 나는 집안일을 하거나 회사 업무를 보고 있다. 그 상황에서 첫째가 놀아달라고 달려온다. 아내 손을 빌리고 싶지만 힘든 사람한테 아이 봐달라고 할 수는 없다. 나 혼자 집안일과 아이와 업무를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걸 힘들다고 말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아내는 그 몸으로 매일 출근을 하고 있으니까. 내가 힘든 것 이상으로 아내가 더 힘들다는 걸 아니까, 겉으로 표현하거나 내색하지 않으려 한다. 스스로는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아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부족한 사람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딸이 태어나기 전, 아들한테 온전한 시간을 주고 싶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다.

다음 달 말에 주말 여행을 계획해뒀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가는 여행이다. 둘째가 태어나면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도 나눠 가져야 하니까, 지금 온전히 받을 수 있을 때 그 사랑을 마음껏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다. 아들 입장에선 그냥 신나는 여행이겠지만, 어른들에겐 조금 다른 의미가 있다.

그리고 아빠와 단둘이 하는 외출 시간을 더 많이 만들려 한다. 아들이 아빠만 바라보는 그 시간. 동생이 생기고 나면 그런 시간을 갖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는 걸 안다. 아들이 지금 아빠의 사랑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이 몇 달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이 커서 이 시기를 기억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래도 아빠는 기억하고 싶다. 둘째 오기 전, 이 세 식구가 함께한 마지막 계절을.


둘째 태어나기 전, 첫째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아빠


마치며

두 번째 임신이라고 더 능숙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걸 신경 써야 하고, 더 많은 감정이 동시에 올라온다. 아내한테 미안하고, 첫째한테 미안하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딸한테는 잘 해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래도 아직 몇 달이 남았다. 그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걸 하나씩 하면 된다. 아내 옆에 있어주고, 아들이랑 충분히 놀아주고, 딸이 올 준비를 하나씩 해두는 것.

완벽한 아빠가 되는 건 모르겠다. 그냥 최선을 다하는 아빠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우리 아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우리 딸에게도 그렇게 기억되는 아빠이고 싶다.

 

그로부터 88일이 지난 지금의 마음은 여기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둘째 출산이 코앞인데, 왜 첫째 때보다 덤덤할까 — D-12 아빠의 솔직한 기록

📌 이 글과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둘째 임신 결심 — 첫째 아이 있는 직장인 아빠가 둘째를 결심하기까지

오늘도 아침은 전쟁이었다."어린이집 가기 싫어!" 울음소리와 함께 시작된 하루. 현관 앞에서 배꼽인사를 하며 "안녕히 다녀오세요!"를 온 힘을 다해 외쳐주는 아들 덕분에 출근길이 그나마 웃음

appa-ing.tistory.com

 

배우자 출산휴가 20일, 법은 알고 있어야 한다 — 중소기업 직장인 아빠의 현실 이야기

7월 말, 둘째가 태어난다.제왕절개로 예정된 날짜에 병원에 가야 하고, 아내 곁에 있어야 하고, 첫째도 어딘가에 맡겨야 한다. 그 사이에 회사 일도 돌아간다.배우자 출산휴가. 법적으로 20일이다

appa-in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