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생기면 돈이 많이 든다는 건 알았다. 그런데 막상 둘째까지 생기고 나니, 숫자로 보기 전까지는 얼마나 달라지는지 감이 잘 안 왔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 집 실제 지출 항목을 최대한 솔직하게 공개하려 한다. 부부합산 세후 월 700만 원 수준, 대출이자 월 80만 원을 내는 맞벌이 가정 기준이다.

첫째 때와 둘째 때, 뭐가 달라지나
솔직히 말하면 첫째 때는 감이 없었다. 뭐가 필요한지 모르니까 일단 사고 봤다. 결과적으로 한 번도 안 쓴 것들이 꽤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신생아 신발이다. 귀여워서 샀는데 걷기 전까지는 아예 신을 일이 없었다. 손싸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주 이상 사용하면 오히려 손 감각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놓고 며칠 쓰다 방치했다. 신생아용 기저귀를 대량으로 사뒀다가 체형이 빨리 바뀌는 바람에 사이즈가 맞지 않아 상당량을 그냥 버린 기억도 있다. 보행기도 샀는데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알게 됐고, 실제로도 거의 안 쓰고 처분했다.
반면 꽤 목돈이 들어간 시공 비용이 있다. 아이가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처음엔 거실 일부에만 충격방지 매트를 깔았는데, 이동 반경이 점점 넓어지면서 결국 아기방, 거실, 주방까지 전체를 업체에 맡겨 시공했다. 당시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었지만 그 매트가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런 건 첫째 때 제대로 해두면 둘째 때 고스란히 혜택을 보는 항목이다.
이처럼 첫째를 키우면서 "이건 필요했고, 이건 필요 없었다"는 감각이 자연스럽게 쌓였다. 우리 부부는 처음부터 둘째를 계획했던 건 아니었지만, 가능성은 늘 열어두고 있었다. 그래서 첫째 때 쓰던 유모차, 카시트, 아기 욕조, 속싸개, 바운서 같은 용품들을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해뒀다. 만약 그때 다 정리했더라면 둘째 준비 비용이 지금의 두세 배는 됐을 것이다. 결국 둘째를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첫째 때 낭비하며 배운 경험이 둘째 때는 확실한 절약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우리 집 월 지출 항목 공개 — 첫째 관련 고정비
현재 41개월 아들과 관련된 월 고정 지출을 정리하면 이렇다.
| 항목 | 월 지출 | 비고 |
| 어린이집 비용 | 0원 | 국가 보육료 바우처로 전액 충당 |
| 어린이보험료 | 약 8~10만 원 | 태아보험 → 어린이보험 전환 |
| 장난감 구입 | 5~10만 원 | 자동차 위주, 월 평균 기준 |
| 의류비 | 약 2~3만 원 | 1~2달에 한 번, 월 평균 환산 |
| 위생용품 | 약 1~2만 원 | 샴푸·로션·밤기저귀 (소량) |
| 외출비 | 약 3~5만 원 | 월 1~2회 외출, 입장료·식비 포함 |
| 소계 | 약 20~30만 원 |
어린이집 비용이 0원이라는 게 생각보다 큰 절약이다. 2026년부터는 다자녀 가구의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가 자녀 수에 따라 확대되어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으로 적용된다. 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이 부분도 꼭 확인해볼 만하다.

둘째 출산 전후 지출 — 일시적 vs 고정적
출산 전 일시적 지출 (현재 준비 중)
| 항목 | 예상 비용 | 비고 |
| 신생아 우주복·옷 | 5~10만 원 | 일부 구입 완료 |
| 신발·거즈·손수건 | 3~5만 원 | 구입 완료 |
| 젖병·소독기 | 3~5만 원 | 새로 구입 예정 |
| 아기침대 | 10~20만 원 | 새로 구입 예정 |
| 국민육아템 일부 | 5~10만 원 | 첫째가 망가트린 것 재구매 |
| 소계 | 약 30~50만 원 | 첫째 용품 재사용으로 대폭 절감 |
첫째 때와 비교하면 초기 준비 비용이 절반 이하다. 유모차, 카시트, 아기 욕조, 속싸개, 바운서, 거실 충격방지 매트까지 상태가 괜찮은 건 그대로 재사용한다. 특히 당시 업체 시공까지 맡겼던 충격방지 매트는 지금까지 멀쩡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별도 비용이 들지 않는다. 반면 젖병이나 거즈처럼 위생이 중요하거나, 첫째가 망가트린 것들은 새로 구입한다.
출산 후 새로 늘어나는 월 고정비
| 항목 | 예상 월 지출 | 비고 |
| 기저귀 | 5~8만 원 | 신생아 시기 소모량 많음 |
| 분유 (혼합수유 기준) | 5~10만 원 | 수유 방식에 따라 변동 |
| 위생소모품 | 2~3만 원 | 거즈·물티슈·로션 등 |
| 둘째 보험료 | 8~10만 원 | 태아보험 기가입 상태 |
| 소계 | 약 20~30만 원 | 부모급여로 일부 상쇄 가능 |
다행히 둘째 출생 후 12개월간 부모급여로 0세 월 100만 원, 1세 월 50만 원이 지급되고, 둘째 기준 첫만남이용권 300만 원도 바우처로 받을 수 있다. 초기 지출 증가분을 상당 부분 상쇄해주는 구조다.
첫째 때 샀다가 거의 안 쓴 것들 — 둘째 때는 안 산다
두 아이를 키운 부모들 사이에서 "둘째 때는 절대 안 산다"고 입을 모으는 품목들이 있다.
| 품목 | 이유 |
| 신생아 신발 | 걷기 전까지는 양말로 충분. 실제로 신을 일이 없음 |
| 보행기 | 발달에 도움 안 되고 안전 문제 있어 전문가 권장 안 함 |
| 손싸개 | 2주 이상 사용 시 손 감각 발달 방해. 손톱깎이로 대체 |
| 신생아 기저귀 대량 구매 | 체형이 빨리 변해 사이즈 안 맞아 낭비되는 경우 많음 |
| 고가 아기 욕조 | 일반 저렴한 제품으로 충분 |
| 음식물 조리기 세트 | 이유식 시작 전 미리 사두면 방치되는 경우 많음 |
첫째 때는 뭔가 많이 사야 좋은 부모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둘째 때는 그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정말 필요한 것만 사면 된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아이 가정의 현실적인 월 가계부
부부합산 세후 월 700만 원, 대출이자 월 80만 원 기준으로 전체 가계 구조를 정리하면 이렇다.
| 항목 | 월 지출 | 비고 |
| 대출이자 | 80만 원 | 고정 |
| 주거 관리비·공과금 | 20~30만 원 | 고정 |
| 식비 (외식 포함) | 60~80만 원 | 4인 가족 기준 |
| 교통·통신비 | 20~30만 원 | 2인 차량·휴대폰 |
| 부부 보험료 | 40~50만 원 | 생명·실손·저축성 포함 |
| 첫째 관련 고정비 | 20~30만 원 | 보험·장난감·외출비 등 |
| 둘째 관련 고정비 | 20~30만 원 | 출생 후 기준 |
| 비상금·저축 | 100~150만 원 | ETF 포함 |
| 예비비 (의류·경조사 등) | 50~70만 원 | 월 평균 환산 |
| 합계 | 약 410~520만 원 |
수입 700만 원에서 지출 약 450~500만 원을 빼면 매달 200만 원 안팎이 남는다. 이걸로 아이들 교육비 적립과 비상금을 채워가는 구조다.
가계부를 매일 쓰지는 않는다. 대신 분기에 한 번 카드 내역과 통장 잔액을 훑어보며 고정비가 예상 범위 안에 있는지, 불필요한 지출은 없는지 점검한다. 지나치게 절약하거나 소비를 억누르지는 않는다. 쓸 건 쓰고 먹을 건 먹되, 큰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우리 집의 방식이다. 완벽한 통제보다 지속 가능한 관리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핵심 요약
- 첫째 때 사놓고 안 쓴 대표 품목은 신생아 신발·보행기·손싸개·기저귀 대량 구매 등이다. 둘째 때는 과감히 건너뛴다.
- 우리 부부는 처음부터 둘째를 계획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에 첫째 용품을 대부분 보관해뒀다. 덕분에 초기 준비 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 아기방·거실·주방까지 시공한 충격방지 매트는 지금도 유지 중이라 둘째 때 별도 비용이 들지 않는다.
- 둘째 출생 후 월 고정비는 20~30만 원 증가하지만, 부모급여와 첫만남이용권으로 첫 1~2년은 상당 부분 상쇄된다.
- 부부합산 세후 700만 원 기준, 두 아이 포함 총 지출은 월 450~500만 원 수준이 현실적이다.
- 매일 가계부 쓰기보다 분기 1회 큰 흐름 점검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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